“왜 그랬어요?” “아빠가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왜 그랬어요?”“아빠가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신당동 신천지 아내 살해 사건’ 자녀들이 밝힌 전후 사정
2012년 04월 18일 (수) 22:04:23 전정희 기자 gasuri48@hanmail.net

 

   

두 딸은 황망했다. 아버지가 엄마를 목 졸라 숨지게 하다니…. 지난 3월 10일 새벽, 두 딸은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경찰서로 달려갔다. 그리고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물었다. “왜 그러셨어요?….” 아버지는 “아빠가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너희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최근 서울 신당동에서 신천지(교주 이만희) 신도인 아내를 남편이 목 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허모 씨(55)의 두 딸이 4월 17일 서울 오금동 예수님사랑교회(담임 이덕술 목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천지로 인한 그동안의 가정불화에 대해 증언했다. 충격적인 살인사건이지만 어머니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사실상 신천지의 피해자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더 이상 자신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집은 정말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매일 성실하게 일하시고 베풀며 살았던,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입니다. 그런데 신천지로 간 이후 엄마는 ‘같이 (신천지)교회에 가야한다. 안가면 너희 죽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우리한테 하고 살았습니다.”

허 씨는 숨진 아내 전모 씨와 식당을 운영했다. 자매의 증언에 따르면 전씨는 20년 가까이 식당 앞 장로교회에 출석했으나 어느 날 같은 교회 구모 씨의 전도로 신천지에 간 게 화근이었다. 전 씨는 2000년 8월 신천지 요한지파 새빛교회에 입교하고, 같은 해 12월 17일 48기로 신천지 신학원을 수료했다.

문제는 신천지인이 된 전 씨에게 오래도록 전도(추수)열매가 없었던 것. 전도 안하면 사람 취급도 안하는 신천지지만 직접 식당운영을 하는 가정형편상 전 씨가 누구를 새롭게 사귀어 전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당연히 가족들에게 신천지교회 출석을 심하게 강요했다. 그러나 전 씨가 열심히 전도하려고 하면 할수록 가족들과의 갈등은 고조되기만 했다. 대화 두 마디만 넘어가면 전 씨가 신천지 얘기를 꺼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대화를 지속하는 것 자체가 점점 불가능해졌다. 그럴 때 마다 허 씨는 딸들에게 윙크를 하며 다투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말렸다. 그러면서 “너희가 엄마를 사랑해서 다시 데리고 나와야 한다”고 다독였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신천지가 뭔지 몰랐던 초창기엔 오히려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어머니가 신앙생활에 열심인 걸 자매는 좋아했고, 허 씨는 그런 아내를 신천지교회에 데려다주기까지 했다. 또한 중간엔 자식 입장에서 어머니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기도 했다. 큰 딸이 직접 한달 간 신천지 교육을 받았던 것이다. “남편도 자식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데 이 집에 계속 있을 이유가 없다”며 전 씨가 너무 힘들어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딸은 정말 그 교리를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시 가족 간의 불화가 시작됐다.

금전문제도 발생했다. 전 씨가 어느 날 마이크 수리비 명목으로 1,800만원을 신천지교회에 기부해 허 씨와 갈등을 빚었다. 또한 신천지 신도로부터 소개받은 사람에게 1,500만원을 사기 당하고, 사람들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는 등 금전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결국 허 씨는 아내에게 “신천지에 안가고 가정의 경제권을 계속 가질 거냐 아니면 경제권을 포기하고 신천지에 계속 갈 것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고, 전씨는 “신천지”를 택했다.

갈등의 최고조는 올해 초부터다. 1월경 신천지 교주 이만희로부터 “때가 왔다. 구원을 받으려면 전도를 해야 한다”는 강론을 듣고부터 전 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허 씨에게 신천지 교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식당 일을 같이 하면서 틈만 나면 신천지 교회에 가자고 남편에게 줄기차게 요구한 것이다.

그 와중에 세를 놨던 식당건물 2층에 신천지측 사람이 들어와 ‘복음방’(신천지측이 사람들을 신학원에 입학시키기 전 자신들의 교리로 세뇌교육 하는 곳)으로 사용하며 수시로 출입하고, 또 자연스럽게 식당에 내려와 식사를 하고 가면서 허 씨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얘기했다. 한마디로 허 씨는 최근 약 두 달 이상 신천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생활해야 했던 것이다.

이후 3월 10일 새벽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2주 동안이 허 씨에겐 가장 힘든 시기였다. 다리를 다쳐 가게 문도 닫을 만큼 거동이 불편해진 허 씨에게 전 씨 뿐만 아니라 신천지 지역장과 구역장 등이 집안까지 들어와 전도를 하려 했던 것이다. 3월 8일 허 씨에게 억지로 신천지에 대한 설명을 해댔던 신도들은 사건 발생 전날인 3월 9일에도 찾아왔다. 다리가 불편해 외출도 못하는 상황에서 허 씨는 안방 문을 잠그고 대면을 거부했지만 소용없었다. 신천지 전도사들은 약 1시간 동안 문을 두드리며 허 씨를 불러냈고, 결국 허 씨는 억지로 또 한 시간가량 신천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했다.

그날 밤 허 씨는 전 씨와 심하게 다퉜다. 전씨는 “이제 때가 왔다”, “당신보다 더 큰 사람이 와서 해하면 어떻게 할꺼냐”며 허 씨를 다그쳤고, 술이 만취한 상태였던 허 씨는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폭발시켰다. 순간적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결국 2012년 들어 거의 매일, 그것도 하루 종일 아내와 신도들로부터 신천지에 나올 것을 강요당하고 시달리던 허 씨는 “전도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집에 오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하려 하다 격한 분노를 표출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 참석한 한국기독교(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소장은 전 씨가 입버릇처럼 자녀들에게 얘기했다는 “같이 (신천지)교회에 가야한다. 안가면 너희 죽는다”는 말에 대해 “자신은 영생할 텐데 너희가 신천지에 안 오면 영생 못하고 죽는다. 그러면 나랑 헤어지게 된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만큼 전 씨의 영생에 대한 신천지 믿음이 확고했다는 설명이다.
   

   
▲ 신현욱 소장이 <하늘 누룩>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책 52페이지에는 “전도 못한 사람은 만고에 창피한 일이다. 남의 면류관은 이만한데(큰데) 자기 면류관은 요만하면(작으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라는 이만희 교주의 어록이 기록되어 있다. 유가족들은 전씨가 이 책을 성경공부교재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또 “전 씨의 유가족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자세히 살펴봤다”며 “전도에 대한 전 씨의 압박감이 엄청났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올해 신천지는 15만 명을 목표로 12지파 ‘완성의 해’, ‘승리의 해’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가족을 사랑했던 전 씨가 조급한 마음으로 전도하는 과정에서 이런 화를 부른 것 같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 소장은 “전 씨의 가족전도에 대해서 신천지 측이 철저하게 조종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유가족들이 “전 씨가 성경공부 교재로 사용했던 것”이라며 제공한 <하늘 누룩> 52페이지에는 “전도 못한 사람은 만고에 창피한 일이다. 남의 면류관은 이만한데(큰데) 자기 면류관은 요만하면(작으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라고 말한 이만희 교주의 어록이 기록되어 있으며, 또한 신천지측 신도들이 전 씨와 주고받은 문자에는 ‘총회장님 특별지시사항’이라며 전 씨의 전도를 독려한 내용 다수 기록되어 있었다.

   
▲ 신천지측 신도들이 전씨와 주고받은 문자들. ‘총회장님 특별지시사항’이라며 전씨의 전도를 독려한 내용이 다수 기록되어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신천지대책전국연합 대표 이덕술 목사는 “사이비종교문제는 개인 혹은 가정파괴의 문제만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 국가적인 문제다”며 “허 씨 가족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가정문제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사이비종교들의 종말론에 대해 사회가 조속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름아이콘 에이든
110.70.47.208
2015-10-03 12:46
이분의 마음을  이해할것같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은 잘못되었지만 수많은 남편들이
신천지에빠진  배우자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헤체되는
현실속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름아이콘 안성댁
220.118.99.119
2015-10-05 00:01
정말 맘이 아프네요.
배우자든 자녀든 부모든
이단 신천지에 감염되는 순간 온 가족이 고초를 겪게 됩니다.
사단은 쉽게 놓아주지 않지요.

개종 교육을 받아도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기까지는
길디긴 치유시간이 남아있다.
온가족의 사랑과 지지와 기다림의 인내가 있어야 치유가 가능하다.

사단의 마수 아래에서 생활한 시간에 비례해서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
온 몸과 맘, 영적으로 피폐함을 치유하기 위해
소요된다.

놀라운 이단 신천지의 거짓에서 시작되어 거짓으로 끝나는
사단의 교리가 고귀한 인간의 속성을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시키고
한 사람 뿐 아니라 가족 전체를 휘청이게 하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혹당하여 고통 겪는 영혼들이 이곳의 글을 보고
돌이키고 치유받기를 기도합니다.
고통이 오래 지속됩니다.
   
이름아이콘 여호수아
61.39.66.75
2015-11-24 09:50
평화롭고 단란했던 가정을 한순간에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신천지입니다.
주앞에서 얼마나 큰 책망과 저주가 있을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천지.. 그러나 종말은 심판입니다.
예수그리스도안에서 승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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