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는 오늘부터 닷새동안 이단 신천지가 가정과 사회, 교회에 끼친 악영향을 집중 조명한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신천지에 빠져 집을 나간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사례와 그릇된 종말론으로 젊은이들을 미혹하는 사례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이단 신천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연을 끊어놓기도 한다. 학업도 포기하고 집을 나간 자녀와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아 애타는 부모들도 많다.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딸과 6개월 만에 통화가 된 어머니 김 모 씨. 어디 있는지도 몰라 속은 타들어가지만, 전화를 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어머니는 딸의 건강 걱정이 우선이다.

딸에게 언제쯤 집에 올 거냐고, 어제밤에는 딸이 너무 보고 싶어 꿈에 나왔다고, 혹시 어디 아픈 곳은 없냐고 물었지만, 딸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지방에 있는 기독교 명문대학에 입학한 이 아무개 양. 교회 생활도 열심히 하고, 기독교 동아리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평범한 딸이었지만, 어느 순간 신천지에 빠졌다.

부모와 언쟁이 잦아졌고, 짜증을 내는 횟수도 많아졌지만 어머니는 딸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생각은 꿈에도 꾸지 않았다.

딸이 보고 싶어 꿈에 나올 지경이지만, 어디에 있는지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는 게 더 답답하다.

그저 잘 있느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기다리는 일이 어머니 김 씨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자녀가 이단에 빠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김 씨는 그 뒤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지만, 딸은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뿐.

김 씨는 딸이 신천지에 빠진 것이 부모인 자신의 잘못이 아닌가싶어 그저 가슴만 칩니다. 꾸짖기도 해보고, 타이르기도 해봤지만, 자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6개월 만에 음성 통화가 된 어머니 김 씨. 이제는 눈물이 메마를 때도 됐건만, 딸의 목소리를 듣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난 잘 모르겠는데, 하나님이 부모한테 연락하지 말고, 전화도 받지 말고 그렇게는 안 가르치지 싶어."

신천지에 딸을 빼앗긴 지 약 2년. 김 씨의 마음속에는 심장 대신 눈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신천지, 잘못된 종말론으로 젊은이들 미혹해

이렇게 한창 공부해야 할 젊은이들이 왜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이단 신천지에 빠져들까?

젊은이들이 신천지에 빠져 학업과 가정을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잘못된 종말론 때문이다.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상징적인 숫자인 14만 4천명을 산술적인 숫자로 그릇 해석해 14만 4천명이 채워지면 새하늘 새땅이 임한다고 잘못 가르치고 있다.

신천지는 이런 잘못된 교리로 종말이 가까왔다는 위기의식을 불어넣고 신도들로 하여금 미래나 인생에 대한 설계를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포교에만 열중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종말론에 빠지게 되면 가정과 학업은 우선순위에서 벗어나고, 자신이 믿는 종교 집단에만 충성을 다하기 마련이다.

신천지는 바로 이런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천지를 종말론을 앞세운 반사회적 종교집단이라고 보는 이유는 이렇게 종말론에 빠진 젊은이들을 상대로 가정과 학업을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어떤 종교 단체든 기독교라고 한다면 가족을 버리거나 가족이 해체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이것만 봐도 신천지는 잘못된 종교 집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이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화를 내기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분노를 표출하면 오히려 그것을 빌미로 집을 나가거나 불화를 일으키려는 꼬투리를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박형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는 "부모가 자녀에게 더 잘해주면서,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하다"며 "혼을 내거나 화를 내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평소 신앙생활에서 정확한 성경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한 종말론 신앙을 키우는 것도 신천지에 빠지지 않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