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인터넷 상에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유력 후계자 김남희 씨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수상했다는 뉴스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취재해보니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준 단체가 불분명했고, 신천지 측에서 전국에 있는 신도들을 동원해 이만희 교주의 간디 평화상 수상 소식 띄우기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천지일보는 19일자 보도를 통해 신천지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이만희 대표와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김남희 대표가 인류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간디 비폭력 평화상’을 수상했다고 대서특필 했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이 역대 수상자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뉴스는 인터넷 상에서 다수 인터넷언론사들에 의해 인용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만희 교주의 간디 평화상 수상 소식은 한 때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했고, 댓글이 많이 달린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상을 준 단체라고 소개된 '마하트마 간디 비폭력 평화상 위원회'의 실체는 불분명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을 주는 단체라는 소개가 무색하게 인터넷 검색이 안 되고 홈페이지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간디 평화상 수상자와 수여 단체를 살펴봤지만, 이만희 교주에게 평화상을 준 단체와 일치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간디상 이름도 다 제각각 이었습니다.

명상가 우명이 2002년 9월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교육자협회'에서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을 수상했고,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009년 9월 ‘마하트마 간디 국제 비폭력상’을,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2010년 11월 ‘인디라 간디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故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각각 2008년과 2009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국제상 위원회로부터 '간디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또, 인도 정부가 수여하는 '간디 평화상'은 지난 1995년 당시 나라시마 라오 총리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국부로 추앙받는 간디 비폭력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 변화에 기여한 인물에 평화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CBS는 간디상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기위해 인도문화원에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김남희씨가 받은 간디 비폭력 평화상은 수많은 간디상의 하나에 불과하고, 수여 단체가 불분명해 역대 수상자들이 수상한 간디상의 권위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천지는 전국 신천지 신도들을 동원해 교주와 유력 후계자의 간디상 수상 소식을 조직적으로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각 지파 총무들이 내려보낸 이메일을 보면, 밤 10시부터 12시까지 반복해서 휴대폰을 껐다가 켜면서 교주의 간디 상 보도를 클릭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종교대통합을 주장하는 신천지, 교주와 유력 후계자를 세계 평화지도자 이미지로 위장하기위해 간디 평화상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정승권 PD 최현
[영상편집] 이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