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기법까지 활용 포교대상자 분석한 뒤 유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모략’(포교를 목적으로 상대를 속이는 것)은 태신자 카드 1장 작성하고 방치하다시피 하는 한국교회 전도법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천지는 경영학 기법인 ‘SWOT 분석’을 활용해 설문조사, 심리검사, 측정표, 관리일지 등을 총동원해 포교 대상자를 분석한 뒤 거짓 상황을 만들어 성경공부를 하자며 유인한다. 

◇측정지로 포교 대상자 점수 매겨=신천지는 포교 대상자의 정보를 수집한 뒤 세부 보고서를 작성한다. ‘섭외자’(포교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가 결정되면 3∼5명이 머리를 맞대고 시나리오를 짠다. 적게는 2∼3명, 많게는 수십명이 ‘잎사귀’(바람잡이)가 돼 맞춤형 포교 전략에 착수한다. 

신천지는 섭외자를 결정할 때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각 항목별 기준표’ ‘합당한 자 선정 기준표’ ‘대상자 분석 시트’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가 나와야 다음 단계인 맞춤형 전략과 복음방 교육을 실시한다. 

신천지는 ‘각 항목별 기준표’로 섭외자의 성향을 예측한다. 기준표에는 신앙유형(율법·사랑·열심·지식·부자·기도·은사), 신앙연수(모태·유년기·20세 이후 시작), 교회 크기(대·소), 교회 내 직책(유·무), 가족관계(좋음·나쁨), 가족신앙(좋음·좋지 않음), 표정(적당함·잘 웃음·무표정·눈 피함·화난 듯) 등 60여개 세부 특징이 들어 있다. 특히 교단은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순복음, 고신, 가톨릭으로 분류하는데 예장 고신의 경우 ‘구원관이 아주 강하며, 말씀공부하는 것을 좋아함. 자기네 교단만 같이 모인다’는 식으로 특징을 기술했다.

◇가짜 간증까지 만드는 사이비 집단=섭외자가 정해지면 신천지는 허위 간증을 통해 자신들의 신앙심이 깊다는 것을 과시한다(신앙우위 선점). 이를 위해 ‘가짜 간증 만들기’ 교재를 이용하는데 간증의 내용에 신앙경력, 말씀에 대한 갈급함, 사역 동기(꿈·계시·응답·서원), 말씀을 깨달은 후 기쁨 등을 넣어야 한다고 소개돼 있다.

신천지는 복음방 성경공부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보조 도구도 사용한다. ‘밭갈이’ ‘입막음’ ‘이단경계심 낮추기’ ‘말씀의 중요성 심기’ 등의 교재인데 복음방 교육을 방해하는 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도구다. ‘밭갈이’ 교재는 섭외자의 개별 특성에 맞는 상담 교본이며, ‘입막음’과 ‘이단경계심 낮추기’ 교재는 성경공부를 비밀로 하고 이단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신현욱 구리상담소장은 “신천지의 모략이 워낙 치밀하기 때문에 누구나 빠질 수 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교인이 신천지에 빠졌다고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전국 교회가 국민일보에 소개된 복음방 커리큘럼과 체크리스트를 사전에 숙지시킨다면 적잖은 예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