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광주에서도 신천지 신도들이 한 아파트에 집단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집단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 중 16가정에서 이혼소송이 진행돼 6가정이 실제 이혼하는 등 이단 신천지가 가정 파탄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12일 광주지역 법조계와 광주 이단상담소 등에 따르면 이단 신천지 광주 신도 중 상당수가 광주 광산구 Y 아파트에 주소지를 뒀었거나 현재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10 가정 이상이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6 가정이 실제 이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30 가정 정도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외부에 숨긴 채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아파트 인근 한 어린이집의 경우 포교를 위해 신천지 신도가 교사로 위장 취업해 근무하기도 하는 등 이단 신천지 포교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신도인 어린이집 교사의 가정집은 배우자가 출근한 이후 신천지 교육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실제 해당 아파트에 살던 중 신천지에 빠진 아내와 이혼한 송인철(38)씨는 이날 CBS 노컷뉴스 기자를 만나 "아내 A(38)씨와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정이 이혼소송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송씨의 전 아내 A씨는 지난 2016년 말부터 이단 신천지 신도들의 포교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캘리그래피 교육에 참여한다는 핑계를 대고 신천지 교육이나 집회 등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지난 2017년 이후 자신의 월급에서 매달 일정 금액 이상이 출금되고 전 아내 A씨가 집을 자주 비우는 등 거짓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2019년 8월쯤 아내가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A씨는 얼마 뒤 여성보호기관에서 생활하겠다며 집을 나갔다.

송씨에게 가장 충격을 준 사건은 아내의 신천지 탈퇴를 돕기 위해 함께 의논했던 장모 역시 신천지 신도였다는 것이다. 송씨의 전 장모는 전 아내 A씨가 결혼 예물을 처분해버릴 가능성이 있으니 자신이 보관하겠다며 예물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보호기관에서 생활한다는 A씨는 자신의 어머니 집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이단 신천지 신도들의 이혼 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며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이 가족 등에게 공개되면 우선 설득 과정을 거치다 자신을 간섭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을 유도해 작은 신체 접촉이라도 있으면 가정 폭력범으로 경찰에 신고한다"며 "이후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자료 등으로 3천만 원 이상 받을 수 있는지 고려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이 같은 정보를 이단 신천지 피해자들이 모여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얻었으며 이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씨의 이혼 소송을 담당한 노지연 변호사는 "배우자 중 한 명이 신천지 신도인 경우 가정 파탄 등의 이유로 이혼 상담을 해온 사례가 10건이 넘는다"며 "송씨의 경우 비교적 준비가 잘 돼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이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 이단상담소 임웅기 소장은 "광주 몇몇 아파트에 이단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천지 신도들은 학부모들의 정보 확보가 용이한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취업해 포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구시립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에 집단 거주하던 신천지 신도 94명 중 46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