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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캠퍼스 포교행위.. 불신에 빠진 대학생들
설문조사 위장해 포교 활동.. 전남대생 86% "다른 학생들 의심해봤다"

[오마이뉴스 글:배민구, 글:윤지원, 글:하유영, 편집:홍현진]
 허가받지 않은 포교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 윤지원

"이제 낯선 사람을 보면 경계심부터 들어요."

전남대 인근 카페에서 만난 임민석(가명·전남대3·만 22)씨는 신입생이었던 시절 만났던 종교단체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시 임씨는 심리테스트를 해달라는 요청에 응했다. 평소 심리테스트에 관심이 많았던 임씨는 "심리연구소에서 나왔다"면서 "심층 연구가 필요한 경우 연락을 주겠다"는 말에 선뜻 연락처를 남겼다. 하지만 돌아온 연락은 "성경 공부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 후로 임씨는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됐다며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포교를 당한 김윤아(가명·전남대3·만 21)씨는 충격으로 인해 한동안 우울증에 빠져있어야만 했다. 김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만나지 못했던 오랜 친구에게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 고등학교 친구라 별 의심 없이 계속 만남을 이어갔는데, 그 친구는 자신의 지인들을 김씨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 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소개 받은 사람들이 마음에 와 닿는 따뜻한 말들을 해줘서 의지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지인이 김씨에게 모 대기업의 모의 인적성검사 테스트 참여를 부탁했다. 평소 대기업 취직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테스트 참여는 물론 전남대 인근 카페에서 테스트 담당자까지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친구와 테스트 담당자, 친구의 지인들이 모 종교단체에 같이 나가보자고 말하는 것을 듣고 김씨는 큰 충격에 빠진 채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그 사람들과 친구를 보며 너무 실망스러웠고 결국 연락을 끊어버렸다"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포교활동... 경찰 "위법 아니라 제재 불가"
 전남대 학생 10명 중 9명은 교내 혹은 학교 근처에서 종교단체의 포교를 경험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 배민구

종교단체의 무분별한 포교행위로 전남대 학생들의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남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남대 안이나 학교 근처에서 종교단체의 포교를 경험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237명 중 91%(218명)가 '예'라고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거부를 해도 구석진 곳으로 사람을 몰아 강제로 설문조사에 참여하게 한다"며, "강제로 개인정보를 쓰게 해서 연락을 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포교활동을 잡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포교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행ㆍ강요와 같은 위법행위가 발생했을 때만 제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종교단체가 설문조사로 위장해 개인의 전화번호를 알아간 뒤 연락한 경우, 일단 연락처를 써주는 사람이 그것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를 했다고 보기 때문에 따져 묻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전남대 자체적으로도 교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포교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종교단체들의 무분별한 포교행위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종교단체가 설문조사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데, 그 설문조사를 받았던 분들이 신고를 해주시거나 순찰을 돌다가 설문조사하는 분들에게 설문지를 요청하는 식으로 파악한다"라고 말했다.

단속이 어려운 점도 있다.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더라도 50%는 이미 자리에 없다"며 "인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출동해서 포교활동을 제지하더라도 항의하거나 폭언을 내뱉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서로 불신하게 된 학생들
 전남대 학생 대다수가 다른 학생을 위장 종교단체로 의심해봤거나, 자기 자신이 위장 종교단체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 배민구

종교단체들의 포교활동은 학생들 사이의 불신감으로 이어진다. '응답자 본인이 같은 전남대 학생을 '종교를 포교하려는 사람'으로 의심해본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86%(204명)의 학생들이 '예'라고 응답했다. 혹시 종교단체에 소속된 것은 아닌지 학생들 대부분이 서로를 의심하고 있는 셈이다. 한 응답자는 "학생 한 명이 과에서 무분별한 포교활동을 벌인 후로 과 내부적으로 많은 상처가 남았고 서로 의심하는 분위기도 생겼다"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응답자들은 대학교에 퍼진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종교단체들의 '위장'을 꼽았다. 한 응답자는 "포교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자신들이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는 점이다"라고 응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포교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소속을 밝히지 않아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교단체들이 포교 목적을 숨기고 접근해온 뒤 포교를 진행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 중 누가 포교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평범한 학생들이 서로를 불신하여 발생하는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전남대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인 이진아(가명·전남대4·만 23)씨는 연구를 위한 설문조사를 교내에서 진행하는 일이 너무 어려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설문조사를 위해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말을 걸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차가웠고 심지어 공격적인 반응도 있어 설문조사를 진행하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종교단체들이 교내나 학교 근처에서 설문조사로 위장한 포교활동을 많이 벌이다보니 설문조사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빠진 것 같다"며 종교단체들 때문에 연구 활동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종교단체가 퍼뜨린 불신 때문에 대학교의 주 기능인 학술연구가 방해받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포교활동은 대학생 문화도 망가뜨렸다. 한 대학생은 "대학 입학 면접이 끝나고 나오는데 한 사람이 중앙동아리에서 나왔다며 설문조사를 부탁했다" "좋은 선배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몇 번 만났는데 갑자기 성경공부를 하자고 해서 연락을 끊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종교단체들이 대학 동아리에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 동아리에서 신입 부원을 모집하기 어려웠다는 응답도 있었다. 학기 초에 신입 부원을 모집하기 위해 동아리를 홍보해야하는데, 이처럼 종교단체가 대학 동아리까지 사칭하다보니 홍보 자체가 어려웠다고 한다.

'응답자 본인이 같은 전남대 학생에게 종교를 포교하려는 사람으로 의심받을 수도 있다고 걱정해본 적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 80%(191명)나 '예'라고 응답하는 전남대의 학생들.

한 학생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할 시기에, 포교 때문에 괜히 다른 학생들을 의심하게 되고 또 의심받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고 위축된다"고 말했다. 믿음을 전파하기 위한 종교단체의 포교활동이 오히려 전남대에 불신만 전파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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